카톨릭에서는 올해를 25년만에 돌아오는 정기 희년으로 선포했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4장에서 예수님께서 나사렛 회당에서 선포하신 말씀은 구약의 이사야서에 기록된 말씀으로 예수님이 오신것이 이를 이루신것이며 "주의 은혜의 해" 희년이 예수님의 오심으로 이루어 진것이라고 선포하십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누가복음 4:18-19)
이사야 서를 예수님은 읽으신 후,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고 말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선언이며,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바로 영적인 희년의 선포입니다.
이사야서 예언의 배경과 그들의 기대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이사야서 61장의 말씀은 수백 년 전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주어졌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바벨론 포로 생활과 같은 극한의 고통으로 적, 육체적 압제 아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사야의 예언은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개입과 구원에 대한 강렬한 희망을 주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 예언을 문자적이고 실제적인 해방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정치적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경제적 회복, 잃었던 땅의 반환, 그리고 강력한 메시아 왕이 오셔서 이방 민족의 지배에서 벗어나 이스라엘을 독립적인 국가로 재건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들에게 '희년'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완벽한 사회적, 정치적 질서의 재건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과 맺으신 언약에 따라 이스라엘이 다시 온전한 복을 누릴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외부적인 억압과 고통은 백성들의 내면에 깊은 상처와 좌절감, 절망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단순한 물리적 해방을 넘어, 깊은 심리적 고통으로부터의 치유와 회복을 갈망했습니다. 이사야의 예언("가난한 자에게 복음",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고",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함")은 개인의 영혼 깊숙한 곳에 자리한 트라우마, 무력감, 죄책감 등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고 정서적 안정과 평안을 얻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을 반영했습니다. 즉, 백성들은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안식과 존엄성의 회복, 그리고 영혼의 온전한 회복과 평화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사야의 예언은 당시 백성들에게 외부적 구원뿐 아니라, 깊은 내면의 치유와 회복이라는 다층적인 소망을 심어주었던 것입니다.
고대 희년의 그림자
먼저,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이사야서의 배경인 구약의 희년을 잠시 되짚어보겠습니다. 희년은 5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특별한 해였습니다. 이 희년에는 세 가지 중요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첫째, 모든 빚이 탕감되었습니다. 둘째, 종되었던 자들이 자유를 얻었습니다. 셋째, 팔렸던 토지가 원래 소유주에게로 반환되었습니다.
희년은 인간의 탐욕과 불의로 인해 깨진 사회적 균형을 회복시키고, 모든 백성에게 새로운 시작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명령이었습니다. 그것은 억압받던 자에게 해방을, 절망하던 자에게 소망을 주는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그림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땅의 희년은 불완전했습니다. 온전히 지켜지기 어려웠고, 그 혜택 또한 일시적이었습니다. 희년이 지켜졌다는 희년서의 기록도 있으나 정경으로만 보면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보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메시아의 오심, 참된 희년의 도래
하지만 이사야의 예언은 훨씬 더 크고 영원한 희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바로 메시아의 오심을 통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사야의 말씀을 읽으시고 "오늘 이 글이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고 선포하셨을 때, 그분은 바로 자신이 그 예언의 성취자임을 분명히 밝히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단순한 사회 개혁자가 아니셨습니다. 그분은 온 인류를 죄와 사망, 그리고 그로 인한 모든 속박에서 영원히 자유롭게 하시는 참된 희년의 선포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영적인 희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난한 자에게 복음: 우리는 모두 영적으로 가난한 자입니다. 스스로 구원할 능력이 없고,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런 우리에게 값없이 주시는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이는 자신의 한계와 필요를 인정하고 외부의 도움이 필요함을 깨닫는 변화의 첫걸음과도 같습니다.
-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심: 죄와 상처로 인해 찢겨지고 아파하는 우리의 마음을 예수님은 치유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온전히 회복시키시는 유일한 치료자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애착 문제, 우울증, 불안 등 다양한 심리적 고통에 대한 깊은 치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처를 직면하고, 건강하게 애도하며, 깨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가장 깊은 곳까지 찾아오셔서 위로하시고 싸매주십니다.
-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우리는 본질적으로 죄의 권세 아래 포로되어 세상의 욕망과 유혹에 매여 살았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의 죄 값을 단번에 완전히 치르심으로써, 우리를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영원히 해방시키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인 빚 탕감이며, 우리의 영혼에 주어진 완전한 자유입니다.예수님은 우리가 스스로 끊어낼 수 없었던 사슬의 힘을 이미 끊으셨고, 이제는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자율성을 회복할 힘을 주십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꾸준한 순종, 기도, 그리고 지혜로운 교회 공동체의 지지, 때로는 전문적인 상담과 회복 사역의 도움은 주님께서 우리의 온전한 자유를 위해 예비하신 귀한 통로가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완전한 해방을 위해 우리와 함께 그 여정을 걸어가시며, 끊임없이 우리를 도우시고 붙들어 주십니다.
- 이 근본적인 해방은 중독, 강박, 자기 파괴적인 패턴과 같이 우리를 억압하는 모든 습관과 행동의 권세로부터의 자유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 영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이 자유를 얻었지만, 실제 삶 속에서 이러한 깊이 뿌리내린 습관과 죄의 잔재로부터 온전히 벗어나는 것은 성령님의 능력과 우리의 지속적인 순종,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이루어지는 점진적인 성화의 과정입니다.
-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영적으로 눈멀어 진리를 보지 못하고 방황하던 우리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과 진리를 깨닫는 영적인 눈을 열어주셨습니다. 이는 왜곡된 생각, 부정적인 신념, 잘못된 자기 인식 등 우리의 삶을 가로막는 비합리적인 생각들을 그리스도의 진리 안에서 새롭게 보고, 건강한 관점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함: 세상의 억압, 불의, 불안, 두려움에 짓눌려 있던 우리에게 예수님은 참된 평안과 자유를 주셨습니다. 이는 내면의 평안, 정서적 안정, 그리고 건강한 자아상 회복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외부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견고한 자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합니다.
3. '이미' 시작된 희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희년 (already but not yet)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지금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이 영적인 희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마다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영원한 생명을 얻는 놀라운 축복을 누립니다. 이것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희년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아직" 완성되지 않은 희년 속에 있습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불의가 만연하고, 고통과 슬픔이 존재하며, 우리의 육신은 연약함을 경험합니다. 이것은 죄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는 세상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임할 완전한 희년, 즉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때에는 모든 눈물이 그치고, 모든 고통이 사라지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4. 희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이미 그러나 아직(already but not yet)'의 희년을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가야 할까요?
첫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완전한 자유와 은혜를 누리십시오. 과거의 죄책감, 상처, 그리고 세상의 어떠한 속박에서도 벗어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모든 빚을 탕감하셨습니다. 그분의 사랑과 용서 안에서 참된 평안과 기쁨을 찾으십시오.
둘째, 희년의 정신을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십시오. 예수님께서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시며, 포로된 자를 자유롭게 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 우리가 용서받았듯이, 다른 사람을 용서하십시오.
-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큰 잘못을 저질러 용서를 구해야 할 입장이라면, 먼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에게 나아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가능하다면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비록 상대방이 당장 용서하지 않더라도, 끝까지 용서를 구하며 희년의 정신으로 겸손하게 나아가며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가 치유받았듯이, 아파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돕는 데 참여하십시오. 이는 공감적 경청, 정서적 지지, 그리고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을 포함합니다.
- 우리가 자유를 얻었듯이, 불의에 맞서고 억압받는 자들의 편에 서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는 데 힘쓰십시오.
- 무엇보다, 이 복된 희년의 소식, 즉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아직 듣지 못한 이들에게 전파하십시오.
셋째, 완성될 희년을 소망하며 믿음으로 사십시오. 이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 모든 것이 완전하게 회복될 그 영광스러운 날을 바라보십시오. 이 소망은 우리에게 인내할 힘을 주고, 변치 않는 기쁨을 선사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께서 이사야서를 통해 선포하신 영적인 희년은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와 자유를 누리십시오. 그리고 이 희년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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